22/02/19 [백종진 목사]

2023-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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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진 목사의 고백"


선학부 졸업생들은 졸업 전, 들어갈 해운회사를 골라서 갈 수 있었다.

물론 성적순에 따라 들어갈 만한 회사에 다들 신청했다.

당시 세상 물정 모르고 순진했던 나는, 나를 아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단순한 생각에 아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무난하고 안정적인 회사에 신청하여 들어갔다.

지금 생각해 보면 반대로 했어야 했다.

그 근저에는 ‘나는 어느 곳에 가든지 하나님이 함께하시니 잘될 거야’라는 믿음이 있었다.

만약 내 앞날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선배들과 어른들의 조언을 구했다면

그리고 좀 더 도전적이었더라면 그리고 이미 나를 알며

인정해 주고 키워주길 원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 갔더라면

나의 경력은 확연히 달라졌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착각은 내가 하나님의 일을 열심히 하고

하나님이 나를 기뻐하시면 기도하지 않아도

하나님이 내 마음의 소원을 들어주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이다.

졸업 전 기도원에서 부흥강사님의 말씀을

나 자신에게 너무 후하게 잘못 적용한 것이다.


들어간 회사에서 첫 배를 타게 되었다.

몇 만 톤이 넘는 큰 배를 처음 타보게 되어 어리둥절하고 있는 것도 잠시,

뭔가가 잘못 돼가고 있음을 곧 알 수 있었다.

바로 위 이등항해사는 거의 아무것도 모르는 내게

업무와 복장, 말하는 하나하나에 시비를 걸어왔다.

거기에 그치고 않고 그것은 일항사, 선장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

누구 하나 내 편이 없는 것 같았다. 이대로 가다가는 정신이 이상해질 것 같았다.

나와 함께 승선했던 견습생은 나보다 한 살이 많았는데

그도 너무 힘들어 병가를 신청하고 1항차를 마치자마자 바로 하선했다.

그는 병가라도 신청했지만 나는 그것도 할 수 없었다.

하루에 소화해야 할 업무량은 내가 할 수 있는 것보다 많았고 일은 너무 바빴다.

대학생 시절 수련회 때 암송했던 고린도전서 10:13 말씀을 붙들고 주님 앞에 매일 매달렸다.

“하나님 내게 감당할 수 있는 힘과 지혜를 주세요.

피할 길을 열어주셔서 감당하게 해주세요”

그리고 어느덧 휴가를 신청할 수 있는 날 수를 채우게 되어 무사히 하선할 수 있었다.


휴가를 받는 즉시 나는 내가 원하는 다음 배의 승선 환경과 조건에 대해

매일 구체적으로 기도하기 시작했다.

3년의 의무 승선 기간을 채우기 위해서라도 더 배를 타야 했기에 기도했다.

놀랍게도 하나님께서는 기도한 그대로의 환경으로 다음 배를 인도하셨다.

다음 배는 정말 탈만했고 이 정도라면 평생을 탈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몸이 편하고 시간이 남고 여유가 있어지자

하나님이 기뻐하시지 않은 것들을 하게 되었다.

물론 매일 기도하고 말씀 보고 주일에 예배를 드렸지만 나 자신도 떳떳하지 못했다.

혹시 하나님이 환경을 만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살짝 지나갔는데

‘설마 그래도 좀 봐주시겠지.’ 승선 후 1달 나는 다른 배로 전보 발령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네가 아닌 다른 사람이 가야 되는데 왜 네가 가는지 모르겠다’라고 말을 했다.

하지만 그 이유를 나는 신앙적으로 해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 군 복무 마치기까지 여섯 척의 배를 탔다.

사고가 나서 가장 열악한 곳의 배를 탄 적도 있었다.

하지만 늘 똑같이 휴가를 받고 내릴 때마다 다음 배의 환경을 위해서 기도했고

하나님은 신실하게 응답해 주셨다.

그리고 승선 중에 세상에 섞여 세상 사람들과 비슷하게 생활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그냥 주일에 예배드리는 삶과

그 안에서 주의 나라와 의를 위해 힘쓰고 애쓸 때

하나님이 어떻게 인도하시는지 똑똑히 느꼈다.

나는 여섯 척의 배를 타면서 여섯 번의 다른 태도로

사는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한 것이다.


한 번뿐인 인생 어떻게 살 것인가?

나는 알고 있다.

항상 함께 하시고 이길 수 있는 힘과 능력을 주시고

바른 길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