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2/04 [백종진 목사]

2024-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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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종진 목사의 고백"


험생활 중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난 후,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찬양하는 사람들이 너무 부러웠다.

나도 그들처럼 찬양하고 싶고 그들 가운데 함께하고 싶었다.

하나님의 은혜로 대학교에 들어갔고 언제나 새 학기가 되면 그렇듯이

여기저기 각 서클에서 가입 홍보를 했다.

그중 남성 선교중창단인 한 동아리가 눈에 띄었다.

사실 음악 시간 외에 노래한 적이 없고 자신도 없었지만,

능력과 상관없이 사모함으로 지원했다.

입단하고 보니 이게 그냥 대학교의 한 동아리가 아니었다.

토요일, 주일 거의 쉬는 날 없이 지역 교회를 돌아다니며 특송하고

해상 선교를 알리는 사역을 했으며

이를 위해 평일에는 항상 2시간 이상씩 연습을 했다.

1학년 때가 가장 힘들고 바빴지만 은혜를 주시고

무엇보다 내가 그들 가운데서 하나님을 찬양한다는 게 너무나 감사했다.

주변에서도 항상 특별한 시선으로 봐주셔서 가끔 머쓱해하곤 했다.


2학년이 되어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한 4학년 선배가 1, 2학년을 옥상에 불러 훈련을 시켰다.

당시 내가 다니는 학교는 두 해전까지 전원 ROTC였기 때문에

군대 문화가 거의 그대로 남아 있었다.

크리스천 공동체에서 세상과 똑같이 훈련으로

기강을 잡는다는 사실이 내게는 납득이 되지 않았다.

적어도 기독교 공동체는 세상과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감사하며 선망했던 활동이었지만

옥상에서의 훈련은 내게 더 이상 영적인 단체가 아닌,

그냥 세상적인 단체처럼 느껴졌고

함께 하고픈 마음이 점점 사라졌다.

나는 이미 교회에서 성가대 등 여러 모양으로 섬기고 있었고

학교에서 다른 기독교 동아리도 활동하고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하나님을 섬기고 있고 그것을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나의 순수한 신앙과 열정은,

지금 말로 공동체에, 사람에게 상처를 받은 것이다.

내 심령은 고뇌했고 식어지고 있었다.


그때쯤 그 동아리에서 지역 작은 교회의 부흥회에

사역하며 동참하게 되었다.

언젠가 배운 대로 목욕재계를 하고

정성껏 헌금을 드리며 하나님께 기도하며 인도를 구했다.

대형집회도 아니고 은사 집회도 아닌 한 작은 교회의 부흥회에서

하나님은 특별한 은혜를 주셨다.

내가 인지하지 못했던 병을 치유해 주셨고,

내 심령의 고뇌를 주님 앞에 아뢸 때

하나님은 잊지 못할 한 장면을 보여주셨는데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 가운데

대학교 캠퍼스에 울려 펴지는 찬양을

두 팔로 기쁘게 안으시며 받으시는 모습이었다!

동아리방은 학교 정 중앙에 있는 본관 맨 위층 중앙에 있었고

우리는 저녁 8시에서 10시 사이에 항상 연습을 했다.

당연하지만 찬양 연습을 할 때면 찬양이 온 캠퍼스에 울려 퍼졌었다.


하나님은 환경 너머에 계신 하나님을 알게 해주셨다.

3학년은 실습 등의 이유로 연습에 열외가 되었지만

나는 그와 상관없이 졸업할 때까지 누구보다 열심히 연습과 사역에 동참했다.

그 이유는 짐작할 것이다.

나를 포함한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매사에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분별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혹여 모임이나 사람에게 상처를 받은 분들이 있다면

그들을 긍휼히 여겨주시고 용서해 주시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치유와 회복이 임하고

하나님의 새 일 행하심이 우리에게 일어나길 기도한다.